아시아 퀴어 출판 생태계와 책 공간 – 목소리가 머무는 장소들
성소수자의 이야기는 오랫동안 출판 시장의 가장자리에 있었습니다. 많은 경우 이들의 서사는 지워지거나 타인의 시선 아래 소비되어 왔고, 출판이라는 제도 속에서 ‘주체’로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아시아 각지에서 퀴어 커뮤니티가 주도하는 출판과 책 공간이 조금씩, 그러나 뚜렷하게 자신의 자리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들은 단순한 콘텐츠 소비를 넘어서, 자기서사를 쓰고, 아카이빙하며, 커뮤니티와 함께 읽고 말하는 ‘살아 있는 책 공간’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 글은 한국, 대만, 홍콩, 태국의 퀴어 출판 생태계와 그들의 서점, 그리고 그 안에서 펼쳐지는 감각의 언어에 대한 기록입니다.한국 – 퀴어의 일상을 연결하는 공간, ‘릿잇’과 ‘그책방’서울 망원동 골목 안에 자리한 릿잇은 퀴..
2025. 4. 14.
아시아 독립출판과 젠더 감수성 (한국, 대만, 일본)
출판은 언제나 권력과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어떤 이야기가 말해지고, 어떤 목소리가 유통되는가는 단순히 시장의 문제가 아니라 ‘존재의 승인’과도 직결됩니다. 그렇기에 오랜 시간 여성, 소수자, 젠더적 소외의 언어는 주류 출판 바깥에서 조용히 생존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 아시아 곳곳에서 독립출판이라는 방식을 통해 젠더 감수성을 반영한 콘텐츠들이 당당하게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런 움직임을 이끄는 출판사, 서점, 기획자들을 중심으로 한국, 대만, 일본의 사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한국 – 봄알람, 책방 심다: 여성의 삶을 기록하는 출판과 공간한국에서 ‘페미니즘 독립출판’의 상징적 이름을 꼽자면 단연 봄알람이 빠질 수 없습니다. 봄알람은 2016년, 세 명의 여성 기획자가 시작한 독립..
2025. 4. 13.
아시아 서점 건축 양식 비교 분석(일본, 중국, 한국)
책을 고르고 넘기고 읽는 행위는 언제나 같지만, 그것이 이루어지는 공간은 시대와 지역, 철학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아시아의 서점들은 단순히 책을 파는 곳을 넘어, 건축적으로도 고유한 이야기를 지닌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어떤 서점은 도시의 문화 심장부가 되고, 또 어떤 서점은 오래된 동네의 골목을 새롭게 만듭니다. 이 글에서는 일본, 중국, 한국의 대표 서점을 통해 건축 양식과 지역 문화, 공간의 쓰임이 어떻게 어우러지는지를 비교하며 살펴봅니다.일본 – 츠타야 다이칸야마: 현대 미니멀리즘과 복합문화의 만남츠타야 다이칸야마는 도쿄에서도 감성적인 공간으로 손꼽히는 ‘T-SITE’ 복합문화공간의 중심입니다. 건축적으로 이 서점이 주는 인상은 명확합니다. ‘새롭지만 조용하다’, ‘현대적이지만 따뜻하다’...
2025. 4.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