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터널스(Eternals)>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신선한 시도로 평가받는 작품입니다. 수천 년을 살아온 초인적 존재들이 인류 역사를 곁에서 지켜본다는 설정은 곧 세계 곳곳의 역사적 문화유산을 배경으로 펼쳐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실제 영화는 런던, 이라크 바빌론, 멕시코 테오티우아칸,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등 다양한 유네스코 문화유산을 모티브로 하거나 직접 촬영지로 삼았습니다. 이 글에서는 영화 속 주요 촬영지를 통해 ‘고대와 현대가 만나는 장소’라는 주제를 탐구하고, 여행자가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유네스코 문화유산 탐방 팁을 정리합니다.
1. 런던 – 현대 도시와 고대 신화의 만남
장면과 의미
영화는 런던에서 시작해 이터널스의 현대적 삶을 보여줍니다. 블랙프라이어스 브리지와 내셔널 히스토리 뮤지엄은 고대와 현대가 교차하는 무대로 등장합니다. 내셔널 히스토리 뮤지엄은 인류 진화의 발자취를 담은 공간으로, 이터널스의 존재와 직접적으로 맞닿는 상징성을 갖습니다.
여행 팁
런던을 방문한다면 템즈강변 산책과 함께 블랙프라이어스 다리를 건너보는 것이 좋습니다. 내셔널 히스토리 뮤지엄은 상설 전시가 무료 개방되므로, 고대 생명체와 공룡 화석을 감상하며 영화 속 장면과 연결할 수 있습니다. 주변에는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 사이언스 뮤지엄도 있어 하루 일정으로 묶기 좋습니다.
2. 메소포타미아 바빌론 – 문명의 요람
장면과 의미
영화 속 이터널스는 바빌론 성문 앞에서 인류와 교류합니다. 이는 인류 최초의 도시 문명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바빌론 유적’을 배경으로 한 장면입니다. 실제 바빌론은 이라크 힐라 근처에 위치하며, 함무라비 법전과 바벨탑의 전설로 유명한 고대 도시입니다.
여행 팁
이라크는 현재 안전 문제로 자유로운 관광이 쉽지 않지만, 문화유산 전문 투어를 통해 제한적으로 방문할 수 있습니다. 현지 가이드와 동행해야 하며, 사전 허가가 필수입니다. 대신 이라크 국립박물관(바그다드)을 방문하면 바빌론 문명 관련 유물을 안전하게 관람할 수 있습니다.
3. 멕시코 테오티우아칸 – 태양과 달의 피라미드
장면과 의미
영화 속에서 이터널스는 멕시코 고대 도시에서 중요한 순간을 목격합니다. 이는 실제 테오티우아칸 유적지를 기반으로 한 장면으로, 태양의 피라미드와 달의 피라미드는 세계에서 가장 인상적인 고대 건축물 중 하나입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 유적은 고대 중미 문명의 신비를 보여줍니다.
여행 팁
멕시코시티에서 약 1시간 거리에 위치한 테오티우아칸은 관광객이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 전문 가이드 투어를 신청하면 피라미드 건축 방식과 제의적 의미를 자세히 들을 수 있습니다. 일출·일몰 시간대 열기구 체험은 영화 같은 장관을 선사합니다.
4.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 신화적 공간
장면과 의미
앙코르와트는 영화 속 직접적인 촬영 장소는 아니지만, 이터널스의 설정과 맞닿은 공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세계 최대의 힌두교 사원 단지로, 인류와 신적 존재의 관계를 상징하는 대표적 유네스코 유산입니다. 수천 개의 부조와 탑은 영화 속 고대적 세계관을 떠올리게 합니다.
여행 팁
씨엠립 공항에서 접근이 가능하며, 입장권은 1일·3일·7일권으로 구분됩니다. 일출 시간대 앙코르와트 전경은 영화적 감각을 체험하기에 최적입니다. 자전거·툭툭 투어를 통해 주변 사원군까지 함께 탐방하는 것이 좋습니다.
영화와 세계유산을 잇는 여행
<이터널스>는 단순히 슈퍼히어로들의 전투를 그린 블록버스터가 아니라, 인류 문명의 긴 역사를 영화적 무대 위에 올린 드문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는 영웅들의 이야기보다도 그들이 살아온 수천 년의 시간과 인류가 축적한 문화유산이 함께 어우러진다는 점에 있습니다. 런던의 현대적 풍경, 바빌론의 고대 성문, 멕시코의 태양과 달의 피라미드, 캄보디아의 웅장한 앙코르와트는 각각 서로 다른 시대와 문명을 대표하지만, 영화 속에서는 하나의 거대한 인류사적 무대로 연결됩니다. 관객은 스크린을 통해 마치 시간 여행자가 된 듯, 고대와 현대를 오가며 인류 문명의 궤적을 따라가게 됩니다.
여행자의 시선에서 보면, 이러한 촬영지와 모티브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닙니다. 내셔널 히스토리 뮤지엄에서 이터널스의 시작을 떠올리며 인류의 기원을 마주하고, 바빌론 성벽 앞에서 문명의 요람을 상상하며, 멕시코 테오티우아칸에서 태양을 향해 솟아오른 피라미드 위에 서는 순간, 우리는 단순히 영화의 장면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 공동의 기억과 맞닿는 체험을 하게 됩니다. 앙코르와트의 새벽 일출을 바라보는 일은 영화 속 상상의 장면을 넘어, 신화와 현실이 교차하는 신비로움을 직접 느끼는 경험이 됩니다.
이러한 여행은 단순한 ‘팬 투어’의 성격을 넘어섭니다. 영화가 불러낸 공간적 호기심을 발판으로, 여행자는 역사와 문화의 깊이에 자연스럽게 다가가게 됩니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장소들은 단순히 아름다운 관광지가 아니라, 인류가 공유해야 할 보존 가치와 학습의 장이라는 점을 다시금 상기시킵니다. 따라서 방문객은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보존과 존중의 주체로서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쓰레기를 남기지 않고, 지정 구역을 벗어나지 않으며, 현지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탐방하는 것 자체가 문화유산을 지키는 첫걸음입니다.
실제 여행 코스로 구성해 본다면, 런던에서는 내셔널 히스토리 뮤지엄을 기점으로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과 사이언스 뮤지엄을 묶어 하루 일정을 채우는 것이 좋습니다. 중동 여행이 가능하다면, 이라크 국립박물관을 통해 바빌론의 유물을 접하는 것이 안전하면서도 뜻깊은 대안이 됩니다. 멕시코 테오티우아칸은 멕시코시티 근교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어 하루 코스로 이상적이며, 앙코르와트는 3일 이상의 체류를 통해 주변 사원군까지 탐방해야 진정한 매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영화적 호기심을 기반으로 역사적 동선을 설계하면, 여행은 단순한 ‘방문’이 아닌 학문적이고 문화적인 ‘체험’이 됩니다.
궁극적으로 <이터널스>는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어떤 역사를 기억하며, 어떤 문화를 후대에 남길 것인가?” 영화 속 이터널스가 인류를 곁에서 지켜봤듯,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역시 문화유산을 어떻게 대하고 보존하는지에 따라 미래 세대가 기억하는 인류의 모습이 달라질 것입니다. 따라서 영화 팬으로서 촬영지를 찾는 즐거움에 그치지 않고, 여행자·시민·세계인의 시각에서 문화유산을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결론적으로, <이터널스>의 촬영지와 모티브가 된 유네스코 문화유산은 단순히 영화의 배경이 아니라, 인류가 수천 년에 걸쳐 쌓아온 삶과 신앙, 예술의 결정체입니다. 스크린에서 느낀 감동을 실제 여행에서 이어가고 싶다면, 반드시 현지 문화를 존중하고, 그 의미를 깊이 이해하려는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고대와 현대가 만나는 장소’라는 영화의 주제는 단순한 장면을 넘어, 여행자의 삶 속에서도 살아 숨 쉬는 가치로 남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