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훈 감독의 영화 <암살>은 일제강점기 1930년대 경성을 배경으로 한 독립군들의 활약을 그린 블록버스터입니다. 화려한 세트와 실제 장소에서 재현된 장면들은 당시의 경성을 생생히 복원해 관객들에게 깊은 몰입감을 주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영화 촬영지와 재현된 세트, 그리고 지금도 방문 가능한 역사적 공간을 중심으로 <암살>의 공간적 매력을 탐구합니다.
남한산성 세트장 – 경성 거리의 재탄생
<암살>의 주요 촬영은 경기도 광주 남한산성 인근에 조성된 대규모 오픈 세트장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이곳은 경성의 주요 거리, 상점가, 일본식 건축물이 줄지어 서 있는 풍경을 사실적으로 재현해 영화의 주 무대가 되었습니다.
세트는 1930년대 경성의 전차 노선, 상점 간판, 일본 경찰청 건물 등을 정교하게 복원하여 마치 타임머신을 탄 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관객들은 영화 속에서 이곳을 통해 독립군과 친일파가 뒤섞여 있던 혼란의 시공간을 경험했습니다. 세트장은 촬영 후 일부가 철거되었지만, 당시 제작 과정을 다룬 자료와 사진은 여전히 남아 있어 학술적, 문화적으로 큰 의미를 지닙니다.
인천 차이나타운 – 경성과 상해의 이중적 풍경
영화는 경성과 함께 상해 임시정부 배경도 다뤘습니다. 상해 거리를 재현하기 위해 인천 차이나타운이 활용되었습니다. 붉은 벽돌 건물과 중국식 간판이 즐비한 거리 풍경은 영화 속 상해와 놀라울 만큼 닮아 있어 사실감을 더했습니다. 특히 독립군들이 은밀히 모여 작전을 논의하는 장면에서 차이나타운의 골목길이 등장해 역사적 맥락과 영화적 긴장감을 동시에 전달했습니다.
오늘날 인천 차이나타운은 여전히 관광 명소로, 영화의 흔적을 떠올리며 산책할 수 있습니다. 골목마다 중국 전통 문양과 조형물이 있어 사진 찍기에도 좋고, 영화 속 분위기를 다시 느끼기에 알맞은 장소입니다.
경성의 흔적을 간직한 실제 공간들
1930년대 경성의 흔적은 서울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암살>의 세트와는 별개로, 당시의 건축물과 거리 풍경을 재현한 듯한 장소를 지금도 탐방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서대문형무소는 독립군과 민족운동가들이 수감되었던 역사적 현장으로, 영화의 서사와 직접적으로 연결됩니다. 전시관을 통해 독립운동의 의미와 그 시대의 공기를 생생히 체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종로 일대에는 당시 일본식 건축 양식이 남아 있는 건물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익선동 한옥마을은 한옥과 일본식 근대 건축물이 혼재해 있어 영화 속 배경을 연상시킵니다. 서울역 구역사 건물 역시 일제강점기 건축물로, 영화의 시대적 배경을 떠올리게 합니다.
여행 팁 & 코스 제안
<암살> 촬영지를 따라가는 여행은 단순한 성지순례가 아니라, 1930년대 경성이라는 역사적 시공간을 몸으로 체험하는 과정입니다. 촬영 세트와 실제 건축물, 그리고 역사적 공간이 함께 얽혀 있어 영화 팬뿐 아니라 역사에 관심 있는 여행자에게도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탐방은 여러 장소가 흩어져 있고, 역사적 맥락을 고려해야 하므로 동선 설계와 준비가 중요합니다.
1) 교통 및 이동 동선
서울과 인천을 중심으로 탐방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입니다. 인천 차이나타운은 서울역에서 지하철과 국철을 이용해 약 1시간 30분 이내에 접근 가능합니다. 서대문형무소와 종로 일대는 서울 도심에 밀집해 있어 지하철과 도보 이동으로 충분히 연결할 수 있습니다. 하루를 온전히 사용할 수 있다면 오전에는 인천 차이나타운, 오후에는 서울 서대문과 종로를 연결하는 동선을 추천합니다. 남한산성 세트장은 현재 일부만 남아 있으므로 단독 방문보다는 인근 남한산성 관광과 연계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2) 숙박과 추천 체류 방식
서울에 숙박지를 두고 하루 일정으로 인천과 도심을 오가는 방식이 가장 무난합니다. 역사와 영화 모두를 깊게 즐기고 싶다면 인천 차이나타운 인근에서 1박을 하고 저녁에 중국풍 거리를 산책하는 것도 의미 있습니다. 특히 야간에는 붉은 등불이 켜져 映画 <암살> 속 상해 분위기와 겹쳐지는 독특한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이후 서울로 복귀해 서대문형무소와 종로 일대를 집중적으로 탐방하는 2일 코스로 설계하면 여유롭습니다.
3) 추천 코스 (2일 기준)
Day 1: 오전 서울역 출발 → 인천 차이나타운 도착 → 영화 속 상해 재현 공간 감상 → 중국식 점심 체험 → 오후에는 월미도와 자유공원 등 근대 개항기 흔적 답사 → 저녁 차이나타운 야경 감상 및 숙박.
Day 2: 아침 서울 이동 →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방문(독립군과 민족운동가들의 흔적 탐방) → 오후 종로 익선동과 종묘 주변 근대 건축물 탐방 → 저녁 전통 찻집 혹은 한옥 카페에서 휴식하며 하루 마무리.
4) 역사 해설 프로그램 활용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은 전문 해설사가 진행하는 가이드 투어가 있으며, 독립운동의 맥락을 상세히 들을 수 있습니다. 종로 일대에서는 근대 건축 해설 프로그램이나 답사 모임이 종종 운영되므로 사전에 예약해 참여하면 영화와 실제 역사를 더욱 밀도 있게 연결할 수 있습니다. 영화 속 장면과 현실의 장소를 비교하며 들으면 학습 효과와 몰입도가 배가됩니다.
5) 예산 및 준비물
서울 도심 탐방은 교통비 외에 큰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서대문형무소 입장료는 성인 기준 3천 원 내외이며, 인천 차이나타운은 자유롭게 산책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현지 식사와 기념품 구매를 고려하면 하루 약 3~5만 원의 여유 자금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준비물로는 편한 운동화, 카메라, 보조 배터리, 여름철엔 모자와 선크림이 필요합니다. 역사관 내부는 플래시 촬영이 제한되므로 삼각대보다는 손쉬운 휴대용 카메라를 권장합니다.
6) 추천 계절
봄과 가을이 가장 적합합니다. 봄에는 벚꽃과 개화가 어우러져 서대문형무소와 종로 일대 풍경이 아름답고, 가을에는 차이나타운과 남한산성 일대의 단풍이 영화적 배경과 어울립니다. 여름은 덥고 습하며, 겨울은 한기가 강해 야외 탐방 시 다소 불편할 수 있습니다. 다만 겨울의 차가운 공기는 영화 속 긴장된 분위기를 떠올리게 해 색다른 경험이 되기도 합니다.
7) 팬들을 위한 성지순례 포인트
- 인천 차이나타운 골목길: 영화 속 상해 재현 장면의 실제 무대
- 서대문형무소 옥사와 전시관: 독립군 투옥 장면과 연결되는 역사 공간
- 종로 익선동 한옥마을: 근대와 전통이 공존하는 골목 풍경
- 서울역 구역사 건물: 일제강점기의 대표 근대 건축물로 영화의 시대적 배경을 연상시킴
8) 주의사항
역사적 장소에서는 경건한 태도를 유지해야 하며, 상업적 목적으로 촬영할 경우 사전 허가가 필요합니다. 특히 서대문형무소는 독립운동가들의 희생을 기리는 공간이므로 소란스러운 행동은 삼가야 합니다. 인천 차이나타운은 주말 관광객이 많으므로 혼잡을 피하려면 평일 오전을 권장합니다. 도보 이동이 많은 만큼 편안한 복장을 준비하고, 고령자 동행 시에는 중간 휴식 장소를 미리 파악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마무리
영화 <암살>은 단순한 액션 드라마를 넘어, 1930년대 경성이라는 역사적 시공간을 사실적으로 되살린 작품입니다. 세트장에서 만들어진 공간과 실제 남아 있는 건축물, 그리고 인천 차이나타운 같은 대체 공간이 어우러져, 영화 속 풍경은 관객의 기억 속에 깊이 각인되었습니다. 오늘날 이러한 장소를 직접 방문한다는 것은 단순한 성지순례를 넘어, 독립운동과 근대사의 의미를 되새기는 역사 여행이 됩니다. 영화 팬이든 역사 애호가든, 이 탐방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