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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없는 부부를 위한 조용한 해외 여행지 추천

by 머니인사이트001 2025. 5. 13.

아이 없이 살아가는 부부는 늘 어떤 질문을 받습니다. “둘이서 안 심심해요?”, “언제쯤 아이 가질 생각이세요?” 하지만 이제는 그런 질문을 유쾌하게 웃어넘기고, 각자의 방식으로 더 충만한 삶을 살아가는 부부들이 늘고 있습니다. 그들의 여행은 다릅니다. 대형 테마파크나 가족 단위 휴양지가 아닌, 조용하고 성숙한 감정을 마주할 수 있는 장소를 찾습니다. 계획보다 흐름이 우선이고, 사진보다 체온이 기억되는 여정. 이 글에서는 ‘아이 없는 부부’를 위한 깊고 조용한 해외 여행지를 세 곳 소개합니다. 각기 다른 색과 결을 가진 세 도시에서, 삶의 속도와 감정의 결을 정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 없는 부부를 위한 조용한 해외 여행지 추천
아이 없는 부부를 위한 조용한 해외 여행지 추천

1. 일본 가루이자와 – 숲속에서 마주한 서로의 리듬

가루이자와는 도쿄에서 신칸센으로 약 70분이면 도착하는 고원 마을입니다. ‘일본의 스위스’라고 불릴 정도로 공기가 맑고, 사계절 모두 자연이 아름답습니다. 한때 일본 황실이 여름 별장을 지었던 이 마을은 지금도 조용함과 우아함이 공존하는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아이 중심의 관광지는 거의 없고, 성인을 위한 공간 설계가 잘 되어 있어 아이 없는 부부에게는 최적의 목적지라 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어디를 간다’보다 ‘어떻게 머무느냐’가 중요합니다. 하루니레 테라스는 꼭 들러야 할 장소입니다. 작은 강 옆에 감각적인 카페와 북스토어, 로컬 디자인 숍들이 나란히 들어서 있습니다. 점심엔 현지 재료로 만든 파스타나 유기농 덮밥을 먹고, 오후엔 북스페이스에서 각자 책을 읽거나 강가를 바라보며 조용히 커피를 마시는 시간. 말없이 함께 있어도 어색하지 않은 관계라면, 이보다 좋은 여행은 없습니다.

숙소는 ‘하세가와야 료칸’처럼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료칸을 추천합니다. 전통 가이세키 정찬을 즐기고, 실내 노천탕에서 함께 몸을 담그며 나누는 대화는 오랜 시간 머리와 마음을 붙잡았던 것들을 비워내는 힘을 갖고 있습니다. 혹은 ‘호텔 블리스피아 가루이자와’ 같은 모던 호텔도 좋은 선택입니다. 이곳은 전 객실이 숲을 바라보고 있어, 침대에 누워있는 것만으로도 정서적인 힐링이 가능합니다.

하루는 자전거를 타고 ‘가루이자와 호수’를 한 바퀴 돌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어린이용 자전거나 키즈 존이 없어, 온전히 어른의 속도로 달릴 수 있는 조용한 호수길입니다. 가끔은 말없이, 가끔은 옛 이야기를 꺼내며, 오래된 애틋함이 되살아나는 그런 길이 이곳에 있습니다.

2. 포르투갈 포르투 – 오래된 도시에서 배우는 느림의 미학

포르투는 리스본보다 북쪽에 있는 작은 항구 도시입니다. 도우루 강을 중심으로 형성된 이 도시는 붉은 지붕과 타일 장식의 오래된 건물들이 모여 있어 ‘살아 있는 엽서’ 같다는 표현이 어울립니다. 하지만 포르투는 단순히 예쁜 도시를 넘어서, 조용한 감정의 여백을 주는 도시입니다.

아이들로 가득한 테마파크나 시끌벅적한 관광 명소 대신, 이곳은 ‘흐르듯’ 여행하는 도시입니다. 리베이라 지역에서 강을 따라 천천히 걷고, 노을이 지는 시간에 강변 카페에서 와인을 한 잔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하루가 됩니다. 특히 아이 없는 부부에게는 ‘멈추어 있는 시간’이야말로 가장 특별한 기억이 됩니다.

와이너리 투어는 포르투 여행의 백미입니다. 산데만 와이너리는 영어 가이드 투어를 제공하며, 포트 와인의 역사와 숙성 과정을 자세히 설명해 줍니다. 와인을 마시며 강을 바라보는 테라스에서의 그 여유는, 함께 살아온 시간에 대한 조용한 경의를 표하는 것과도 같습니다.

숙소는 ‘Torel Avantgarde’를 추천드립니다. 예술과 건축을 테마로 한 부티크 호텔로, 객실마다 각기 다른 작가의 이름과 콘셉트를 지니고 있어 머무는 자체가 경험이 됩니다. 혹은 언덕 위 오래된 스톤 하우스를 개조한 에어비앤비도 좋습니다. 조용하고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아침엔 빵과 치즈, 커피로 느리게 하루를 시작하고, 오후엔 테라스에서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심신이 정화됩니다.

포르투는 아이들과 함께 하기엔 계단과 돌길이 많고, 대부분의 명소가 언덕 위에 있어 성인 중심 여행자에게 더 적합합니다. 조용히 음악을 듣고, 시장 골목에서 올리브와 햄을 고르며, 와인과 함께 천천히 하루를 마무리하는 여정. 이 모든 게 가능한 곳이 포르투입니다.

3. 뉴질랜드 남섬 – 고요함을 배우는 거대한 자연 속으로

뉴질랜드 남섬은 ‘침묵의 대지’라는 표현이 어울릴 만큼, 모든 것이 조용하고 장엄합니다. 이곳에서는 사람보다 양을 더 자주 보게 되고, 소음보다 새소리가 익숙해집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사람들은 비로소 ‘내면의 소리’를 듣게 됩니다. 아이 없는 부부라면, 그 조용함을 전부 공유할 수 있는 삶의 속도를 더욱 소중히 느낄 수 있습니다.

퀸스타운에서 시작되는 남섬 여행은 테 아나우, 밀포드사운드, 마운트쿡을 따라 이어지는 일종의 순례처럼 느껴집니다. 테 아나우에서는 캠퍼밴을 빌려 국립공원 안의 캠핑장에서 하루를 보내보세요. 별이 쏟아지는 밤, 불 앞에 앉아 커피를 나누며 나누는 대화는 아마 몇 년을 지나도 잊히지 않을 겁니다.

마운트쿡 국립공원은 남섬 여행의 하이라이트입니다. 아이들 없이 온전히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조용한 트레킹 코스들이 많고, 숙소로는 ‘더 허미티지 호텔’을 추천합니다. 전 객실에서 눈 덮인 마운트쿡이 보이며, 조식도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천천히 즐길 수 있습니다. 아침엔 얼음 호수를 따라 걷고, 오후엔 따뜻한 난로 앞에서 몸을 녹이며 쉬는 일. 이 모든 것이 바로 남섬이 선사하는 ‘느리게 걷는 삶’입니다.

테카포 호수는 별 관측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이곳의 다크 스카이 보호구역에서는 맨눈으로 은하수를 볼 수 있습니다. 호텔 ‘페브룩 티카포’에서는 객실 안에 천장이 열리는 전용 ‘별 보기 창’이 있어, 이불 속에서 밤하늘을 감상할 수 있는 로맨틱한 경험이 가능합니다. 아이가 없다면 가능한 완벽한 침묵 속의 감상. 그 조용한 감정은 말보다 깊게 기억됩니다.

조용함은 사치가 아닙니다 – 아이 없는 부부가 찾는 여행의 본질

아이 없는 부부가 원하는 여행은 자극이 아닌 정서입니다. 빠르게 찍고 떠나는 명소보다, 오래 머물며 말 없이 걸을 수 있는 거리. 군중 속 인생샷보다, 단둘이 바라보는 노을 한 장면. 누군가는 그런 여행을 ‘심심하다’고 말할지 몰라도, 그 안에 담긴 감정의 농도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이들이 원하는 건 타인의 기준이 아니라, 스스로의 리듬입니다. 조용히 웃고, 천천히 걸으며, 가끔은 말없이 바라보는 시간을 통해 ‘함께 있는 이유’를 다시 확인하는 일. 그런 시간이야말로 관계의 본질을 회복하는 여정이 되며, 삶의 외곽에 머물던 감정을 중심으로 불러옵니다.

 

2024년, 여행의 방식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이젠 소란과 활기만이 ‘좋은 여행’의 기준이 아닙니다. 오히려 조용함, 여백, 그리고 고요 속 감정의 교류가 진짜 휴식이자 회복의 시작입니다. 아이 없이 살아가는 부부들이 더 이상 어색하지 않은 시대. 그들이 고른 여행지도 이제 ‘조용함’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설득력 있게 다가올 것입니다.

어디로 떠나든, 가장 중요한 것은 함께 걷는 속도입니다. 말이 없더라도, 풍경을 나누고 있다는 느낌. 아이 없는 부부는 그런 감정의 온도에 익숙해져 있고, 그것을 온전히 즐길 줄 압니다. 조용하지만 풍성한 그 여행, 바로 당신들의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