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국내 여행 트렌드는 확연히 변하고 있습니다. 대형 관광지 중심의 여행에서 벗어나,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지역색이 뚜렷한 '소도시'를 찾는 이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팬데믹 이후 사람 많은 곳을 피하고, 나만의 속도로 도시를 경험하려는 수요가 높아지며 소도시는 새로운 힐링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강원도 속초, 전남 담양, 전북 군산은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대표적인 국내 소도시로 손꼽힙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세 도시를 중심으로 여행 팁, 가볼 만한 장소, 지역 음식 등을 서술형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푸른 바다와 산이 함께하는 속초
강원도 속초는 바다와 산이 조화를 이루는 동해안 대표 여행지입니다. 설악산 국립공원과 속초 해변이 가까이 위치해 있어, 하루에도 다양한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2024년 현재 속초는 주말 소도시 여행지로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가족, 연인, 친구 단위는 물론 1인 여행자에게도 부담 없는 코스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설악산 케이블카는 여전히 가장 인기 있는 명소 중 하나입니다. 권금성 전망대에 오르면 속초 시내와 동해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봄과 가을에는 단풍과 철쭉으로 둘러싸여 더욱 화려한 풍경을 자랑하며, 등산을 하지 않더라도 자연의 웅장함을 만끽할 수 있는 코스로 추천됩니다.
속초 해수욕장은 시내에서 매우 가까워 접근성이 좋습니다. 여름철 피서지로도 좋지만, 겨울에는 한적하게 바다 산책을 즐기기에 더욱 적합합니다. 특히 영랑호 둘레길은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아침 산책 코스로 제격이며, 사진 촬영지로도 인기가 많습니다. 최근에는 영금정과 외옹치 바다향기로를 잇는 해안 산책길이 리뉴얼되면서 더욱 많은 방문객들이 찾고 있습니다.
속초의 미식 여행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속초 중앙시장 내 '88생선구이'는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가 추천하는 맛집이며, 아바이순대, 오징어순대, 명태회무침 등 강원도 지역 특유의 해산물 요리를 맛볼 수 있습니다. 특히 청초호 근처의 해산물 식당가는 신선한 회와 해물탕을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어 많은 여행객이 찾습니다.
대나무 향 가득한 담양
전라남도 담양은 자연과 전통이 살아 숨 쉬는 힐링 여행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위적으로 꾸미기보다는 자연 그대로의 정취를 간직한 공간들이 많아, 느리게 걷고 천천히 감상하는 여행을 원하는 분들에게 이상적인 장소입니다. 2024년 기준 담양은 혼행족과 시니어 여행자에게 특히 인기 있으며, 가족 단위 체험 관광지로도 많이 추천되고 있습니다.
담양의 상징과도 같은 '죽녹원'은 대나무 숲으로 조성된 도심 속 산책 코스입니다. 푸르른 대숲 안을 거닐다 보면 자연의 소리와 향기에 빠져들게 되며, 곳곳에 설치된 정자와 포토존은 감성적인 사진을 남기기에 좋습니다. 죽녹원 인근에는 담양군립중앙도서관과 메타세쿼이아 길도 위치해 있어, 차 없이 도보 여행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메타프로방스'는 프랑스 남부 마을을 테마로 조성된 문화 마을로, 아기자기한 골목과 다양한 카페, 플리마켓 등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주말에는 음악 공연이나 거리 행사도 진행되어 젊은 여행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습니다. 자연과 예술이 결합된 공간으로, 감성 콘텐츠를 원하는 이들에게 알맞은 장소입니다.
담양에서는 지역 전통음식도 경험해볼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메뉴로는 떡갈비, 대통밥, 죽순요리 등이 있으며, 담양 시장 인근이나 창평 슬로시티에서 전통 한정식 코스를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2024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 인증 슬로푸드 레스토랑이 생기면서, 지속가능한 먹거리에 관심 있는 여행자들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근대역사와 시간여행의 도시, 군산
전라북도 군산은 일제강점기의 건축물이 많이 남아 있어 ‘시간이 멈춘 도시’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곳입니다. 근대문화유산이 도시 전체에 스며들어 있어 단순한 관광을 넘어서 역사와 문화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여행지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2024년 현재 군산은 인스타그래머블한 여행지이자, 역사교육 장소로도 많은 이들이 찾고 있습니다.
'군산 근대역사박물관'은 군산항의 옛 모습을 전시하고 있으며, 박물관 주변에는 일본식 가옥과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건물들이 밀집해 있습니다. '히로쓰 가옥', '동국사', '구 조선은행 군산지점' 등은 걸어서 둘러볼 수 있는 거리에 위치해 있어 반나절 코스로 알맞습니다. '초원사진관'은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지로 유명한 장소로, 지금은 사진 촬영 스튜디오와 전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인근의 ‘진포해양테마공원’은 실제 퇴역 함정에 탑승할 수 있어 어린이 동반 가족에게도 인기가 많습니다.
또한 은파호수공원은 사계절 산책하기 좋은 장소로, 특히 야경이 아름다워 지역 주민과 여행객 모두가 즐겨 찾는 명소입니다. 군산은 빵지순례지로도 유명합니다. '이성당'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 중 하나로, 단팥빵과 야채빵은 오랜 시간 동안 변하지 않은 맛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중앙로에는 오래된 찻집과 카페가 밀집해 있어,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도시의 정취를 느끼기에 좋습니다. 2024년 기준으로 군산시는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낡은 골목에 감성을 입히고 있으며, 이에 따라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이 곳곳에 생겨나고 있습니다.
속초, 담양, 군산은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국내 소도시입니다. 바다와 산이 공존하는 속초, 대나무 향과 예술이 공존하는 담양, 근대문화의 흔적이 살아 숨 쉬는 군산은 모두 다른 색깔로 여행자들의 감성을 채워줍니다. 대도시에서 벗어나 조금은 느리고 조용한 여행을 원한다면, 이 세 곳은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여행의 본질이 '쉼'과 '발견'이라면, 소도시 여행은 그 가치를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여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주말, 작은 도시로의 짧은 여행을 계획해보는 건 어떨까요?